
ROCKET
PUNCH
INTERVIEW
"나의 예술이 권력을 갖게 되었을때
나의 예술이 영향력을 끼치는 순간을 표현했다."
예술은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는 선한 권력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직업을 막론하고 모두 예술가이며,
세상은 그러한 예술가들에 의해 변해왔다.

Q. 전 작의 화풍에 비해 과감한 스타일의 변화가 보인다.
어떠한 계기가 있었나?
JACKSON SHIM. 이전 시리즈들의 화풍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겹겹이
쌓아올렸던 레이어층을 과감하게 생략했다는 점이다.
겹겹이 쌓아올린 레이어에서 느껴지는 마티에르는 작품의
작업량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기에
그것을 생략한다는 것은 작가에게는 가장 두려운점 일 수 있다.
(물론 작업량이 작품성을 결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화풍은 이전 시리즈와 거의 동일한 작업량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눈으로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작가로서는 손해를 보는 느낌도
살짝 든다. 10시간의 작업물이 1시간의 작업물처럼 보여지기를 원하는 작가는
아무도 없을테니까. 그렇다고 주제를 좀 더 명쾌하게 표현해보고자 했던 이번
작품들에게 이전 화풍들을 적용해 작업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들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런 고민들 속에서
작품의 작업량이 관람객들에게 여실하게 보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들로 인해 실험적인 작업을 주저하는 나의 모습에서 오히려
스스로에게 작가답지 못하다고 느꼈다.
이번 시리즈는 작가로서 느끼는 그런 두려움의 벽을 넘어서보고자 했다.
Q. 작가의 작품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
JACKSON SHIM. 모두가 그렇겠지만, 우리의 유년시절을 떠올려보면 어릴적
우리들의 스케치북엔 꼬마자동차붕붕이나 아기공룡 둘리,
들장미소녀 캔디가 그려져있었다. 지금의 꼬마친구들은
뽀로로나 타요를 그리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동화속
친구들을 자기손으로 정성스럽게 그리는 것이
어쩌면 가장 즐거운 행위였을거란 생각이 든다.
50살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나 역시도 아직까지 내 가슴 속 잠자고 있는
나의 만화속 영웅들을 그려나갈때 가장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 모두에게 친숙한 소재로 작품의 주제를 만들었을 때
대중들이 많이 공감을 해주실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그런 캐릭터들에게 로켓펀치를 날렸다.
이를 아티스트의 권력을 상징한다 하였는데
작가가 생각하는 아티스트의 권력은 무엇인가?
JACKSON SHIM. 기본적으로 ‘창작의 자유’이다.
어떤 것을 그리건간에 누구의 속박과 억압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것이 자유를 넘어서 방종으로 가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그런 창작의 자유에 더 하여 나의 작품 혹은 나의 작업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 그것이야 말로
아티스트만이 가질 수 있는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강한자가 약자를 짖밟는 류의 권력이 아닌
선한 영향력을 뜻 한다. 여기서 말하는 영향력이란,
또 다른 아트스트에게 강한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거나 혹은
대중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힘, 마지막으로 기득권의 탄탄한
오리지널리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뾰족함? 이라고 생각한다.
로켓펀치가 기존의 캐릭터(탄탄한 기득권)의 얼굴(오리지널리티)에
펀치(뾰족함)를 날려서 불길(변화)에
타오르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점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Q. 작품 왼쪽 하단 MY LIST가 있다.
World famous, Force, Revenge 이 유머러스 한
버킷리스트는 작가의 소망을 담은 것인가?
JACKSON SHIM. 그렇다. 야망을 가득품은 꼬마의 당찬 다짐처럼 표현해봤다.
우리가 가끔 드라마에서 보는 장면 중 이런 대사가 꼭 나온다.
“내가 나중에 성공해서 돈 많이 벌기만 해봐라.
나 무시했던 놈들한테 보란 듯이 복수할거야!”
굉장히 유치찬란한 대사지만, 이런 대사를 보면서 통쾌함을 느끼는
나도 굉장히 유치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 또한 나의 피같은 작품들을 무시했던 사람들을 보란 듯이
성공으로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야망을 품은 사람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그러한 성공의 밑바닥에는 이러한 유치함이 있었다.
그에 대한 공감이었고, 그러한 솔직한 감정을 작품에 담았다.
다시금 성공한 작가가 되야겠다 다짐한다.
Q. 모든 작품에 $ / R 이 들어가는데
이들의 의미가 궁금하다.
JACKSON SHIM. 전 늘 자본주의적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R 이라는 시그니쳐가 생겨났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작품을 보는 분들이
시그니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후에는
의도적으로 $/R을 넣고 있다.
$는 미국화폐 달러를 의미하고 R은 ROYAL, RICH를 의미한다.
Q. COMICS 시리즈에 풍성하게 표현되었던 캐릭터들의
색감과는 달리 로켓펀치에는 작가가 날린 펀치에
캐릭터들의 색이 모두 빠졌다. 이를 의미하는 바가 있는가?
JACKSON SHIM. 첫 번째 질문에서 거의 답한 내용이긴 하다.
캐릭터의 색감이 빠진 이유는 기득권의 탄탄한 오리지널리티 변화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중 하나였다. 좀 더 풀어 이야기하면,
로켓펀치에 얼굴을 맞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우리는 알아챌 수 있다. 주먹에 얼굴이 가려져 있어도
미키마우스인지 찰리브라운인지 알아차릴수 있는것이
바로 오리지널리티다. 나는 그것이 미키인지 찰리인지
구별할 수 있는 최소의 요소만을 남겨두고 모두 생략한것이다.
컬러들을 생략한것도 그러한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로켓펀치의 주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되는 것들만을 남겨둔채 시각적 군더더기를 모두
걷어내고자 함이 그 이유라 볼 수 있다.
Q. 작품을 자세히 보다 보면 메인 캐릭터 옆에
텍스쳐가 다른 연한 스케치가 보인다.
무엇을 뜻하는가?
JACKSON SHIM. 메인캐릭터는 선으로 표현 하였고
(주제 혹은 메인이라고 단정짓는 이유는 바로 로켓펀치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그 뒤 옅은 스케치 그림은 로켓펀치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오브제이다.
“로켓펀치를 맞기전에는 스케치에 불과한 너였지만,
나의 로켓펀치를 맞는다면 넌 주인공이 되는것이지“ 라고
해석하시면 어떨까? 시리즈를 만들면서 초반에 여러 가지
화풍으로 실험을 했었다. 시리즈에 어떤 것이 가장 어울릴까?
지금과 같은 선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주제에 가장 부합된다고 느꼈고,
그러한 단순함으로 깊이있는 공간감등이나 주제와
부주제는 어떤식으로 차이를 두어야 하나?라는 고민의 결과가
바로 그러한 기법이였다. 그것을 잘 살리고자
했던 것은 스케치처럼 보이는 보조 캐릭터를 넣는 것이였다.
"표현기법이 단순해질수록 표현하는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가
이번 기법에 대한 나의 느낌이다.
Q. 대부분의 관람객 분들이 갤러리에 방문해 직접 로켓펀치
작품을 감상하면 사진보다 실물을 보아야 한다며 입을 모아 말씀하신다.
그 이유엔 오일 파스텔로 표현된 특이한 질감도 한 몫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작업하셨는지 간단하게 알려주실 수 있는가?
JACKSON SHIM. 겹겹이 쌓아올리는 또 다른 방법을 고안한 결과물이다.
애초부터 겹겹이 쌓아올리는 방법차제가 불가능한 것이
오일파스텔인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러한 레이어를
보여줄 수 없는 결과물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10시간의 작업물이 1시간의 작업물처럼 보여지는 것을
최대한으로 극복하고자 했고, 한정된 재료로 다양한 질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나온 것이
오일파스텔의 층과 층사이에 투명한 층을 만들어 놓는것이였다.
그 층을 만드는 작업이 꽤 번거로웠지만
오일파스텔을 활용하여 꽤 많은 질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시리즈의 작품은 더욱이 실제로 보아야 보여지는 요소가 많다.


Q. 작품에 자신의 생각을 담고 그 생각을 표현(시각화) 해내는 것,
너무도 당연한 작가의 일이지만 제일 어렵다.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어떠한 방법 , 혹은 과정들을 통해 시각화하는지 궁금하다.
JACKSON SHIM. 그건 너무 너무 어렵다. 아직도 나는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계속 겪고 있고, 시행착오의 횟수도 더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것은 머릿속의 표현들을 실체하는 형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의 불만족감을 스스로 인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머릿속의 것들이 100% 표현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현실에선 꽤 많은 시행착오의 결과가 녹아들어 만들어 낸 최후의 것이 작품이다.
물론 그러한 시행착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알아줄 수도 없다.
그러한 외로움을 견디는 것 마저도 ‘생각을 시각화 하는’ 과정중 하나이다.
이 질문은 나만의 어떠한 특별한 노하우를 묻는
질문이였겠지만, 난 ‘수많은 삽질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Q. 이른 감이 있지만 로켓펀치의 다음 시리즈가 벌써 기대된다.
자가 복제를 하지 않고 매 시리즈마다 확장된 세계관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내놓는 작가의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예고가 있다면?
JACKSON SHIM. 솔직히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원래 자본주의 얘기하는 작가인데,
요즘에 사랑얘기가 하고 싶어졌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