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스트가 추천하는 미술책
아트 컬렉팅을 위해서는 우선 작가와 작품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미술사와 현대 미술의 흐름을 아는 것도 필수적이죠.
하지만 미술 공부를 위해 학교를 다시 다니거나 학문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오늘 그런 분들을 위해 미술 관련 도서 중 입문하기 좋은 책들을 추천드릴게요.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수지 호지 지음 / 마로니에북스
제목 그대로 미술작품의 디테일을 살펴보며분석해 주는책입니다. 19세기 후반부터 현대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75점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우리가 놓쳤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분을 짚어서 설명합니다.
익숙한 작품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개념들을 쉽고 친절하게 잘설명해 주는미술 입문서입니다.
(추가로 더 설명드리자면, 각 작품 마다 처음에는 작품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고 작가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역사적 배경과 전후 맥락을 소개합니다. 그 다음에는 작품을 쪼개 세부 설명을 하며 관련된 미술 운동의 이념, 상징적 정보, 기법, 재료, 철학적 배경 등을 작품의 디테일 속에서 해석해 줍니다. 디테일을 살펴본 후 다시 앞에 크게 수록된 작품을 바라보면 새롭게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이런 것입니다.)
가난한 컬렉터가 훌륭한 작품을 사는 법
엘링 카케 지음 / 디자인하우스
‘대부분의 구매자는 이미 팔린 작품을 더 좋아한다’, ‘유명 작품도 한때는 모두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목차로 쓰인 구절만 봐도 흥미롭습니다. 노르웨이의 탐험가이자, 등산가, 출판인, 변호사 그리고 현대미술 컬렉터인 저자가 자신의 아트 컬렉팅 경험을 재치 있게 풀어낸 에세이집입니다.
엘링 카케는 여느 현대미술 컬렉터처럼 엄청난 재력가도 아니고 처음부터 미술계에 종사했던 사람도 아니지만 미술에 심취해 작품의 예술성을 알아보는 기민한 감각, 현실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현대미술 작품을 수집했고 많은 사람들이 탐낼 만한 컬렉션을 만들었어요. 실제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작품들은 모두 카케의 소장품이다. 우리 집에, 내 방에 걸어 놓고 싶은 작품을 찾는 예비 컬렉터들을 위한 안내서로 제격입니다.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
아담 린데만 지음 / 마로니에북스
예술가, 비평가, 아트 딜러, 아트 컨설턴트, 컬렉터, 옥션 전문가, 미술 관계자 등 미술시장을 구성하는 일곱 대표 주자들의 다양한 인터뷰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날 현대미술 시장을 규명하는데 도움을 준 100개 이상의 미술작품을 보여주면서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인물들과의 담화와 설명, 유용한 정보들이 읽기 쉽게 압축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폭넓고 다양한 의견은 물론 아트 시장에 내부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초보 컬렉터라면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컨템포러리 아트 시장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박보나 지음/ 바다출판사
미술가 박보나의 첫 에세이집으로 동시대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특히 그들이 세상과 예술을 바라보는 태도를 사려 깊게 읽어낸 책입니다. 책에 나오는 작가들은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렇게 세상을 비껴보는 태도가 결국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한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작가의 글 역시 그의 태도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더 흥미롭습니다. 책에서 개념미술을 많이 다루고 있으나 박보나 작가의 어법으로 풀어 설명하여 현대미술이 낯선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
찰스 사치 지음 / 오픈하우스
Q. 무엇이 당신을 미술계로 이끌었습니까?
A. 열여섯 살 소년이 갤러리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괜찮은 여자애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다 보면, 갤러리 벽에 걸린 흥미로운 다른 것들도 발견하게 된답니다.
현대미술의 아이콘이자 21세기 가장 독보적인 아트 콜렉터 찰스 사치와의 유쾌한 대화를 담은 책입니다..
70년대 사치앤사치를 세계 최대 광고 에이전시로 성장시키고 거기서 얻은 막대한 부로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사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버려진 공장을 개조해 갤러리를 오픈합니다. 센세이션 전시를 개최하며 세계에서가장 유명한 컬렉터 중 한명으로 자리 잡은 그는 까다롭고 인터뷰를 좀처럼 하지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예술, 광고, 돈, 직업, 종교, 성생활, 결혼, 이혼, 음악, 마약, 동성애 등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대해 솔직하게 그리고 위트 있게 문답한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아트 콜렉터의 경지를 느낄 수 있어요.
예술의 모든 순간에 존재하는 갤러리스트
김영애 | 마로니에북스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갤러리스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갤러리는 왜 존재하며 갤러리스트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흔히 다뤄진 적 없었던 ‘갤러리’와 ‘갤러리스트’를 담은 책입니다.
대부분의 갤러리가 창립자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만큼 갤러리의 시작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는 한 개인의 흥미로운 성공담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이 책의 내용은 아카데믹한 미술사에서는 간과되었지만 실제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미술 시장”으로 보는 미술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유명 갤러리의 성공 여부는 결국 미술사에 남는 유명 작가를 얼마나 배출해냈느냐에 직결되기 때문이죠. 예술가, 컬렉터, 예술 애호가, 예술 경영 전공생, 그리고 심리학과 경영학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미술사를 공부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두꺼운 미술 역사책들을 통째로 읽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아트북이나 도록, 저서를 읽는 것도
미술에 대해 흥미를 잃지 않고 알아갈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