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순수미술은 완전히 다른 것 일까요?
DESIGNARE & TECHNE
Designare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라틴어 Designare(데시그나레)에서
‘계획하다, 의미하다, 지시하다, 표현하다, 윤곽을 잡다, 묘사하다’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echne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예술품이 독자적인 예술적 지위를 가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화, 조각부터 실용적 측면의 건축, 공예와도 구분 없이 모두 하나의 Techne(or ars)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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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e는 고대 철학의 용어로 기술, 능숙함 혹은 예술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BAYMGARTEN‘S ESTHETIQUE
그렇다면 디자인과 순수미술은 언제부터 분리되었을까요?
18세기 바움가르텐의 미학에 따르면,
근대의 미의 이념은 ‘예술가의 이념’으로 대체하여
아름다움(美)의 개념이 예술미와 동일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르네상스시대 까지 texhne(테크네)는
예술과 기술, 이론적인 것을 모두 포함했지만,
18세기 이후부터 기술과 이론을 배제한 fine art(순수예술)이라는 관념이 만들어졌고
fine art는 techne보다 고귀하고 학문과는 다른 무엇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MODERN DESIGN
19세기 무렵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체제가 자리 잡았습니다.
영국에서 수공예의 가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윌리엄 모리스의 ‘미술공예운동’이 일어났고
‘바우하우스’라는 예술디자인학교가 설립되었어요.
순수미술과 확실히 분류되는 ‘Modern Design’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Bauhaus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립한 바우하우스는 독일어로 건축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바우하우스는 건축만을 지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기 바우하우스는 미술학교과 디자인학교를 병합한 곳으로
‘조각, 회화, 공예 등 모든 예술 분야는 미래의 새로운 건축을 위해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이념 아래 설립되었습니다.
바우하우스는 추상화의 대가 칸딘스키를 비롯해 수많은 유럽 예술가, 지식인이 참여했어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미술사에 있어서도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산업혁명의 후기 단계에 이르자
산업디자인 분야에서의 기능주의가 팽배해졌습니다.
기능주의자 ‘한스 마이어’는 그로피우스의 후임으로 바우하우스의 학장이 되어
예술 분야의 통합을 이야기한 창립선언 주장을 깨고
순수미술과 디자인을 분명히 분리하였습니다.
예술보다 기능에 치중한 디자인인 Modern Design을 만들고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디자인 이념의 혁명을 선도하였어요.
READYMADE & FACTORY
1917년 뒤샹의 readymade 개념과 1960년대 앤디 워홀의 pop art로
기성품이 예술이 되고,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예술이 등장하며
분리되었던 순수예술과 디자인의 개념은 다시 그 구분이 모호해졌습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기능적인 면보다는 디자이너의 미적가치를 중시하게 되며
이 두 개념의 정의는 다시 그 접점이 많아지게 됩니다.
VALUE CONSUMER
근대화 이전의 낙후된 산업과 낮은 문명 수준에서는
제품의 미적가치와 정신적인 면을 추구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사용자의 니즈가 세분화되는 나노사회에서 사용자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게 된 것은
제품 자체보다는 바로 제품에 담긴 가치와 디자이너의 예술적 상상력이 되었습니다.
Artist & Designer
디자이너와 예술가가 구별되는 차이는 무엇일까요?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사고방식은 다를까요?
this is artist
자신의 생각과 원하는 것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
내 안에서 발견되는 주제를
세상에 이야기합니다.
this is designer
세상이 원하는 것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
클라이언트, 사용자 등 밖에서
발견되는 주제를 표현해 전달합니다.
세상이 원하는 것을 만듭니다.
Expression
디자이너와 예술가는 앞선 설명과 같이 다름과 동시에 공통점도 많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든 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든
결국 무형의 것을 유형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한다’라는 부분은 유사합니다.
디자이너와 예술가를 구분하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했느냐입니다.
결국 디자이너와 예술가는 목적이 무엇인가에 달려있는데 예술가적 사고에서 시장의 논리를 떠나서도
예술가 본인의 기준에 충족하며 작품세계를 양껏 펼쳤을 때에 가치 인정이 가능하듯
디자이너도 그러한 목적이 충족했다면 예술을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정의된 구분 대신 경계를 넘나드는 도전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 협업의 관계
러브컨템포러리아트에서는 현재 NNGC STUDIO(논 그래픽 스튜디오)의
‘I LUV NONGRAPHIC’ 그래픽 디자인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갤러리의 전시 비주얼 디렉팅을 맡았던 NNGC STUDIO는
전시마다 작가 개개인의 작품 세계관을 함축하여
팝아트적 도상의 포스터 이미지로 재구성해왔습니다.
무한한 미술작가의 세계를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명료하게 재해석하여
대중들이 현대미술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시각 큐레이팅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NNGC STUDIO는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속 텍스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NNGC STUDIO의 시각적 원천이 회화작품인 것처럼
순수미술은 그의 디자인 철학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예술입니다.
지금까지 디자인과 예술의 관계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주 WEEKLY LUV도 기대해주세요!